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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나라

최초작성 [Opentory 05.26 18:09] | 마지막 업데이트 [Opentory 05.26 18:09] 이 문서는 총 189번 읽혔습니다.

2차 대전 때의 일이다. 영국에 주둔한 미군 병사들과 지방민 사이에 마찰이 잦았다. 그 까닭을 캐내려 미군 당국은 인류학자 「마거리트·미드」 여사를 파견했다. 미국은 l백년 전까지만 해도 영국의 식민지였다. 그렇던 미국이 영국 안에서 네활개를 펴고 돌아다니는게 영국 사람들에게는 아니 꼬았기 때문일까? 영국 사람들은 보수적이며 감정을 표현하는데 인색하다. 여기 비겨 미국 병사들은 너무나 개방적이며 솔직하다. 이래서 불쾌감을 준 때문일까? 여러 가지로 문제는 분석되어 나갔다. 결국은 언어가 빚어낸 오해 때문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가령 「콤프러마이즈」 (Com-promise). 영국 사람들은 이 말을 「타협」의 뜻으로 썼다. 그러나 미국 사람들은 「양보」의 뜻으로 썼다. 결과는 비슷하지만 「뉘앙스」는 전혀 다르다. 영국 사람들이 미덕으로 여기는 「타협」을 미국 사람들은 굴복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마찰이 안 생길 수 없었다. 너무나 사이가 가까운게 오히려 오해를 낳게 한 것이었다. 일본인을 「대체로」 믿지 않는 한국인이 40·6%나 된다. 「전적으로」 믿지 않는 한국인도 12·9%나 된다. 그런가하면 「한국인을 일본 사회에서 쫓아낸다」는 설문에 찬성한 일본인이 63·7%나 된다. 한국인과 인척 관계를 맺는데 찬성하는 일본인은 8·2% 밖에 되지 않는다. 최근에 양국의 학자들이 가졌던 한일 「커뮤니케이션」 「세미나」에서 밝혀진 사실이다. 한국과 일본, 일본과 한국. 지구상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으면서도 의식상으로는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다. 친구 사이라도 늘 좋지만은 않다. 늘 예뻐 보이지도 않다. 두터운 우정이란 미운정, 고운정이 뒤섞여가며 다져지는 법이다. 그러나 서로가 되도록 좋게 보려는 선의가 있을 때 비로소 우정은 오래 간다. 나라끼리의 관계도 이와 비슷하다. 오해가 밑창에 깔려 있는한은 참다운 우호 관계가 생겨나기는 어렵다. 이번 「세미나」에서 나타난 일본인이 품고 있는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는 퍽 부정적이다. 『오만하고 모방적이고, 폐소적이고 좀 더럽고….』 여기 비기면 한국인이 일본에 대하여 품고 있는 「이미지」는 사뭇 호의적이다. 『근면하고 단결력이 강하고 민첩하고 개방적이고 깨끗하고….』 이런 오해나 불신이 왜 생겼으며 어느 쪽에 더 책임이 있는지를 가려내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그러나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양국 사이에 가로놓여 있는 오해를 풀기 위해 샂?만큼이나 성의 있는 노력을 서로가 하느냐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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