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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십과 악플

최초작성 [Opentory2 07.23 10:14] | 마지막 업데이트 [Opentory2 07.23 10:14] 이 문서는 총 186번 읽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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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십은 사실보다 더 영향력이 크다. 이것을 확인해 주는 가상 투자게임이 있다.

다음은 지난해 10월 미 국립과학원 회보 인터넷판에 실린 논문의 실험 내용이다.

연구팀은 126명의 학생에게 10유로씩 나눠주고 9명씩 14개의 팀을 만들었다. 그리고 각 팀 내에서 서로에게 돈을 주는 투자게임을 시켰다. A학생이 B학생에게 1.25유로를 주면 연구팀이 B학생에게 0.75유로를 추가로 주는 방식이다. 누가 누구에게 돈을 줬는지는 서로 모르게 했다.

이 게임은 서로가 상대방을 믿고 투자를 많이 할수록 모두가 이익을 보게 되는 게 특징이다. 게임을 거듭하면서 투자 정보가 주어졌다. 하나는 상대방이 다른 사람에게 실제로 투자한 내용을 담은 기록이다. 또 하나는 상대방의 투자 행태가 ‘남에게 후한 사람’ ‘비열한 구두쇠’라는 등의 짤막한 가십 정보다.

예상대로 학생들은 후한 투자 기록이 있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돈을 줬다. 평판이 좋은 사람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놀라운 것은 투자 행태에 대한 가십의 영향력이 실제 투자 행태를 담은 기록보다 더 컸다는 점이다. 학생들은 상대가 구두쇠였다는 투자 기록이 있어도 평판이 좋으면 기꺼이 돈을 주었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연구팀의 설명은 이렇다. “인간은 타인의 행태를 항상 관찰할 수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모아온 정보인 가십에 더 크게 기대는 쪽으로 진화해 왔다.”

인류학자들은 가십을 통한 정보 공유가 집단의 유대감을 높이고 각자가 평판을 우려해 협력적으로 행동하게 만드는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했다고 설명한다.

인류 발달의 초기단계에는 그랬을지 모른다. 하지만 현대의 대중문화 사회에서 가십은 유명인에 대한 흥미 위주의 뜬소문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이다. 비방과 험담을 담은 가십이 인터넷의 댓글과 게시판에 유포되면 그것이 곧 악성 리플이다.

17일 한류스타 권상우와 탤런트 손태영의 연애설결혼설이 알려지자 인터넷은 이들의 결혼, 특히 손씨를 헐뜯는 악플로 뒤덮였다. 두 사람의 이름은 인터넷 검색어 1위에 올랐고 각종 게시판에는 ‘임신설’ ‘과거 남자’ 등의 악성 가십이 난무했다. 권씨가 21일 자신의 팬카페에 “수많은 분이 하루아침에… 입에 담지 못할 말들… 글을 쓰면서도 눈물이 난다”는 글을 올린 것도 이 때문이다.

악성 가십으로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많은 사람에게 들려주고 싶은 옛말이 있다. “남에게 손가락질하는 사람은 자신의 손가락 세 개가 스스로를 향하고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우리를 더럽히는 것은 우리가 던진 흙이다.” 

(2008. 7. 23)

조현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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